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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로도 부족한(je ne sais quoi)’ 파리지앵 미식 탐험


즐길 거리
식도락

파티세리의 달콤한 디저트부터 감칠맛 넘치는 한끼 식사까지, 파리에서 놓칠 수 없는 미식 메뉴를 소개한다.

에스카르고

황금색 갈릭 버터를 듬뿍 바른 달팽이 요리

크기는 작지만 풍부한 육즙, 부드러운 식감과 약간의 흙내음이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자랑하는 달팽이 요리. 껍질 하나하나마다 마늘과 파슬리가 첨가된 버터가 듬뿍 채워져 있는데, 이 상태로 오븐에 구우면 버터가 녹아 부글부글 끓는 상태로 흘러나온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도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달팽이 요리는 보통 한 입 크기로 애피타이저에 적합하다. 포크와 집게가 함께 나오며, 식기를 이용해 껍질에서 살을 꺼내 바로 먹는다.

뵈프 부르기뇽

소고기를 장시간 끓여 부드럽게 요리해낸 부르기뇽

뵈프 부르기뇽은 큼직하게 깍둑썰기 한 소고기를 육수와 부르고뉴 레드 와인에 약한 불로 오랜 시간 끓여낸 요리다. 향긋한 허브와 함께 당근, 짭짤한 베이컨, 감자, 양파, 마늘 등이 첨가된 이 소고기 스튜는 풍부한 맛과 깊고 진한 향으로 만인의 식욕을 자극한다. 제대로 된 뵈프 부르기뇽을 만들려면 부드러운 육질이 일품인 부르고뉴 지방의 샤롤레(Charolais) 육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크루아상

파리의 카페를 대표하는 음식

얇은 페이스트리가 켜켜이 층을 이룬 크루아상. 버터향이 진하게 배인 이 빵의 이름은 초승달(crescent)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크루아상’이라고 불린다. 바삭하고 노릇한 겉면과 달리 속은 몹시 부드러운데, 달거나 고소한 것과는 무엇이든 잘 어울린다. 버터나 잼, 녹인 치즈를 바르거나, 좀 더 든든한 느낌을 원한다면 햄을 끼워 먹을 수도 있다. 본연의 버터향과 바삭한 식감을 즐기고 싶을 때는 다른 것을 곁들이지 않고 그대로 먹어도 좋다. 크루아상과 비슷하면서 좀 더 단 맛이 가미된 빵을 찾는다면 뺑 오 쇼콜라(녹은 다크초콜릿이 중간에 끼워진 버터 페이스트리)가 있다.

크로크무슈

영양과 맛을 동시에 잡은 소울푸드

크로크무슈를 접해보지 않았다면, 바삭한 토스트 사이에 녹진한 그뤼에르 치즈와 슬라이스 햄이 끼워진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달걀물을 입혀 버터에 구워낸 빵과 부드러운 질감의 베샤멜(béchamel) 소스가 더해져 촉촉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살짝 부친 달걀을 얹으면 ‘크로크마담’이 된다. 참고로 채식 버전은 ‘마드모아젤'이라고 불리는데, 형태가 어떻든 영양과 맛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것만큼은 변함이 없다.

스테이크 타르타르

독특한 형태의 맛좋은 스테이크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최고급 생소고기에 양파, 케이퍼 등을 곁들여 먹는 요리이다(재료는 경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우선 생소고기를 잘게 다진 뒤에 둥근 모양으로 접시에 담고 맨 위에 달걀 노른자를 얹는다. 소고기는 지방이 부족한 편이라서 달걀이 그 점을 잘 보완해 줄 수 있다. 대체로 프리테스(감자튀김)나 샐러드가 함께 나오며, 우스터 소스나 머스타드 같은 드레싱/양념을 곁들여 먹는다. 여기에 물냉이 같은 가니쉬나 올리브 오일 한 방울을 더하면 화룡점정. 먹을 때는 생고기와 달걀 노른자를 함께 뒤섞으면 된다.

마카롱

다채로운 색과 맛을 자랑하는 과자

파티세리에 가면 작고 예쁜 머랭 모양의 디저트가 카운터에 가지런히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동글동글 앙증맞은 이 쿠키는 겉은 얇고 바삭하고 속은 쫀득해서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을 준다. 처음에는 아몬드 맛이 나는 평범한 과자였지만, 라 메종 라뒤레(La Maison Ladurée)에서 처음으로 오리지널 레시피를 시도하면서 오늘날에는 다양한 색감과 맛을 자랑하는 디저트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지 팁: 대부분의 파티세리에서는 여러 가지 맛을 골라 섞어서 살 수 있다. 시식용으로 하나만 팔기도 한다.

파리 브레스트

프랑스의 사이클링 사랑이 드러나는 디저트

바퀴 모양으로 생긴 이 디저트는 파리-브레스트 사이클 경주를 기념하기 위해 1910년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반지 모양의 가벼운 슈 페이스트리에 구운 아몬드 크러스트가 더해져 조화로운 식감을 자랑한다. 페이스트리 사이로는 프랄린 크림이 가득 들어차서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나오자마자 사이클 선수와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파리 브레스트는 현재 대부분의 파티세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 프랑스 대표 디저트로 자리잡았다.

크레페

노릇하게 구워져 가볍고 포들포들한 식감을 자랑하는 팬케익

크레페는 기본적으로 버터에 노릇하게 구운 팬케익이다. 반죽을 넓고 얇게 구워 다양한 재료를 올리면 완성이 된다. 달콤함을 원한다면 딸기와 휘핑 크림, 누텔라를 올리거나 가볍게 설탕을 쳐서 먹으면 된다. 해산물이나 고기, 야채, 녹인 치즈를 넣어 짭짤한 맛을 더하는 경우도 있다.

키슈

두툼하고 든든한 타르트 한 조각

키슈는 바삭거리는 페이스트리 틀에 짭쪼름한 달걀 커스터드를 부어 노릇하게 구운 음식이다. 보통은 베이컨, 치즈, 양파, 시금치, 토마토 등을 속재료로 함께 사용하며, 취향에 따라 다른 재료도 마음껏 조합할 수 있다. 포들포들하게 구워진 플랑(Flan, 타르트의 다른 말)을 한 조각 크게 잘라 먹으면 든든한 식사가 된다. 따뜻한 상태에서 먹어도 좋고, 차게 식혀 먹어도 맛있다.

라따뚜이

풍미와 생기가 가득한 야채 스튜

라따뚜이는 호박과 가지, 토마토, 피망, 양파, 마늘이 듬뿍 들어간 프로방스 전통 스튜다. 각 재료를 센 불에 따로따로 볶고, 큰 팬에 층층이 쌓은 뒤 바질과 톡 쏘는 발사믹 드레싱을 더하면 완성이 된다. 일반적으로는 사이드 디시로 즐기지만, 채식을 원하는 경우 파스타나 밥, 빵을 곁들여 메인 디시처럼 먹기도 한다.

에클레르

입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달콤한 페이스트리

길쭉한 슈 페이스트리 위에 두꺼운 초콜릿 아이싱이 더해진 에클레르. 속에는 커스터드나 크림이 가득 들어차있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자랑한다. 보통 ‘르 구떼(le goȗter, 프랑스에서 전통적으로 매일 오후 4시 경에 가지는 티 타임)’ 시간에 즐기는 디저트다. ‘에클레르’는 프랑스어로 ‘섬광’을 의미하는데, 입에 넣으면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